산문에세이 #파도에세이 #세자매스토리1 [에세이9]세자매의 ‘별 헤는 밤’ 1. 낱알 속에 새겨진 어머니의 전쟁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야 비로소 엄마의 어린 시절을 처음 들었다.전쟁의 포화 속에서 괴산으로 피난을 가야 했던 소녀.학교에 가는 대신 애기를 업고 살림을 해야 했던 원망스러운 기억과 아들만 바라보던 외할머니에 대한 해묵은 미움은 엄마의 마음속에 깊은 흉터로 남아있었다.서른일곱이라는 젊은 나이에 홀로 되어 4남매를 키워내야 했던 엄마에게 가난은 미덕이 아니라,자식들을 영세민으로 만들어서라도 어떻게든 살려내야 했던 비참한 생존의 전쟁터였으리라.남들이 이미 여덟 번이나 훑고 지나간 볏짚 사이에서, 엄마는 '키'를 까부르며 남은 낱알들을 모았다고 한다.바람에 날아가는 쭉정이 사이로 기어이 남겨진 무거운 알곡들.그렇게 모은 벼 한 말을 등에 메고 돌아온 엄마의 가방 속엔 쌀 반.. 2026. 2.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