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73 [길상사]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은평한옥마을 청류 평양냉면먹고,성북동'길상사' 백석 찍고 인왕산초소카페에가다.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 석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나타샤를 사랑은 하고눈은 푹푹 날리고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나타샤와 나는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눈은 푹푹 나리고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눈은 푹푹 나리고아름다운 나타샤는 나.. 2026. 9. 23. 흰바람벽이있어 흰 바람벽이 있어 백석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이 흰 바람벽에희미한 십오 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때글은 다 낡은 무명샷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이 흰 바람벽에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을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어느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지막한 집에서그의 지아비와 마조 앉아 대구국을 끓여놓고 저녁을 먹는다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 2026. 9. 23.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문학동네시인선032 박준(1983~) 이상한 뜻이 없는 나의 생계는 간결할 수 있다 오늘 저녁부터바람이 차가워진다거나 내일은 비가 올 거라 말해주는 사람들을 새로 사귀어야 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이의 자서전을 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익숙한 문장들이 손목을 잡고 내 일기로 데려가는 것은 어쩌지 못했다 ‘찬비는 자란 물이끼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 색을 흰 속옷에 묻히기도 했다’라고 그 사람의 자서전에 쓰고 나서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문장을 내 일기장에 이어 적었다.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모든 글의 만남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이 세상 누군가에게 힘들.. 2026. 9. 10. [제미나이]한 마리 새의 초상화 그리기 한 마리 새의 초상화 그리기 -자끄 프레베르 우선 문 열린새장을 하나 그릴 것다음에는새를 위해뭔가 예쁜 것을뭔가 간단한 것을뭔가 아름다운 것을뭔가 유용한 것을 그릴 것그 다음엔 정원이나나무들이 있는 곳이나혹은 숲 속에 있는나무 한 그루에 캔버스를 기대어 놓을 것아무 말도 하지 말고움직이지도 말고나무 뒤에 숨어 있을 것때로는 새가 바로 오기도 하지만새가 스스로 결정하기까지는여러 해가 걸릴 수도 있으니실망하지 말고기다릴 것필요하다면 몇 년이라도 기다릴 것새가 빨리 오고 늦게 오는 것은그림의 성공과는 무관한 것새가 날아올 때새가 날아오거든되도록 침묵을 지키며 지켜볼 것새가 새장에 들어가는가 지켜보며 기다릴 것새가 새장에 들어가거든살며시 붓으로 새장을 닫을 것그리고새.. 2026. 8. 19. 고흐의 캔버스 속으로 — 연천 재인폭포로 가는 길 고흐의 캔버스 속으로 — 연천 재인폭포로 가는 길 7월의 어느 날, 나는 연천 재인폭포를 찾아 친구들과 길을 찾았다.누구에게나 여행은 자신의 고집을 내려놓고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예전에는 세계문화유산인 주상절리에 깊은 울림을 받았다면 오늘은 연천 재인폭포까지 가는 풍경이 마치 고흐의 그림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정자와 꽃밭, 그리고 산 그림자 여행의 초입, 붉은 지붕을 매력적인 정자 세 채가 서 있었다. 정자 아래에는 입장료를 받을 만큼 가꿔진 꽃들이 펼쳐져 있고, 그 뒤로는 산자락이 켜켜이 서서 낀 능선을 싣고 있다. 하늘은 그림자가 낀 듯 몽환적인 색으로 물들어 있고, 정자 사이로 삐죽 솟아오르는 나무 한 그루가 화폭의 중앙을 잡아주는 듯 했다.그림같은 절경.. 2026. 7. 31. '남해 금산' 시를 읽으면 영화 '화양연화'가 소환된다. 남해 금산 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금산 푸른 바닷물속에 나 혼자 잠기네https://www.yes24.com/product/goods/64336 남해 금산 | 이성복 | 문학과지성사 - 예스24에서 시인은 보다 깊고 따뜻하며, 더욱 고통스럽고 아름다운, 뛰어난 시 세계를 새로이 보여준다. 서정적 시편들로써 서사적 구조를 이루고 있는 이 시집에서 그는 우리의 조각난 삶과 서러운www.yes24.com 금산(錦山)은 대한민국 경상남도 남해군 상주면에 있는 높이 681m의 .. 2026. 7. 24. 김상미 시인의 시 '반성' 을 통해 나보코프를 소환하다 반 성 김상미 (갈수록 자연이되어가는 여자) 깊이 깊이 후회해너를 사랑했던 것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던 것너에게 내 시를 보여주었던 것너랑 영화관에 갔던 것너에게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사주었던 것네 품에서 알몸이 되었던 것아무렇게나 던져진 텅 빈 우주에 너를 초대했던 것너와 함께 비엔나의 숲속에서 치즈버거를 먹었던 것너에게 가장 친한 내 친구를 소개했던 것너 때문에 비 내리는 센강에서 울었던 것너 때문에 불같이 타오르는 꽃잎 하나가 내게로 떨어졌던 것너의 모든 말이 거짓인 줄 알면서도 환하게 웃었던 것네가 한 모든 약속을 모래로 가득채워 흘려버렸던 것너를 떠나보내기 위해 나보코프를 읽으며 모나코 나비를 찾아 헤맸던 것그러고도 네 꿈을 자주 꾸었던 것그러.. 2026. 7. 23. [ 불필요한 여자]레바논에 사는 번역하는 여자 지금도 레바논은 전쟁에서 자유롭지 않다. 왜 책 제목이 '불필요한 여자'일까? 나는 왜 '불확실한 여자'라는 말이 입에 붙을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거기 그냥 계시옵소서그러면 우리도 땅 위에 남아 있으리다...사철도 있고 해도 있고어여쁜 처녀들도, 늙고 병든이도 있고대포의 무쇠 강철속에서 썩어가는 가난의 지푸라기도 있습니다. 자크프레베르(Jacques Prévert·1900~1977)의 시가 떠오르는것은 왜일까? 주인공 알리야의 '번역 작업'은 그녀에게 어떤 심리적·정체성적 의미를 갖는가? 내게 있어 최근 읽은 책 중에서는 최고의 책이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전쟁의 흔적이 남아있는 레바논 이라는 국가에 나도 서 있는 듯 하다 . 레바논은 고전 히브리어 르바논에서 유래한 ‘희다’ 라는 뜻으로 만년.. 2026. 6. 17. 2026 여성주의토론 '여자에 관하여' 내가 요즘 푹 빠져있는 '여자에 관하여'를 쓴 사자같은 여자 '수전손택'은 삶의 과정에서 변하지 않는 사실은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생각하는 여자'는 늙지 않는다고 했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이젠 늙은 것 같아..라는 말 보다.."우린 늙지 않았어, 그렇지?"라고 서로를 위로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책을 읽으며 수전손택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것이 큰 기쁨이다그녀는 지식인이고 저술가이며 무엇보다 예술가였으며 한 시대를 창의롭고 풍부하게 자신의 모든 능력을 아낌없이 보여주며 살아갔던 인물이었다책 ‘여자에 관하여’는 인터뷰들의 모음집이다 페미니즘은 아직도 제게 가장 어려운 학문이다.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남성성과 여성성은 생물학적으로 고정된 '기호'였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2026. 5. 12. 이전 1 2 3 4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