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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투스강의실/인문학사유24

[사진에관하여]사진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이미지가 도덕이 되기까지: 아우슈비츠의 기록이 우리에게 묻는 것🎞️ 사진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우리는 아우슈비츠의 참혹한 사진들을 보며 본능적인 공포와 연민을 느낍니다. 하지만 수전 손택은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사진 그 자체가 도덕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우리의 '정치의식'이 그 사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 정치의식: 비극을 단죄하는 ‘경계와 기준’1945년, 나치의 수용소 사진들이 세상에 나왔을 때 그것이 거대한 도덕적 파장을 일으킨 이유는 명확합니다. 당시 인류는 파시즘이라는 거대한 악에 맞서 '인간 존엄'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결연한 정치적 합의(이치)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치의식이 부재할 때: 사진은 단순히 기괴한.. 2026. 4. 7.
[밀양]영화를 통해 본 종교적 확신이무서운이유 밀양과 파스칼: 위선적 확신을 넘어 진정한 참회로니체가 신은 죽었다 라고 외친 배경에는 파스칼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보인다.파스칼은 “종교적 확신이 뒷받침될 때 가장 완전하게 악을 수행한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파스칼의 문장은 인간이 저지르는 악행 중 가장 무서운 것은 '스스로를 선하다고 믿는 확신'에서 나온다는 점을 경고한다. 문득 영화 '밀양'에서 신애(전도연배우)가어떻게 용서를 해요? 용서하고 싶어도 난 할 수가 없어요. 그 인간은 이미 용서를 받았다는데… 그래서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는데…내가 그 인간을 용서하기도 전에 어떻게 하나님이 그 인간을 먼저 용서할 수 있어요?라는 영화 대사와 함께 그 서늘한 교도소 접견실 장면이 생각난다. 파스칼이 경고한 '확신에 찬 악'이 현실에서 어떻게 타인의 영혼.. 2026. 3. 25.
[명화와시]일리야 레핀의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슬픔과 노여움이 훈장이 된 자의 귀환: 레핀과 네크라소프일리야 레핀의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속 남자의 몰골은 참혹하다. 하지만 네크라소프의 시선으로 보면, 그의 초라함은조국과 시대를 뜨겁게 사랑했다는 가장 정직한 증거가 된다.1. ‘슬픔’과 ‘노여움’이라는 사랑의 증명네크라소프는 무관심과 평온함이야말로 사랑의 결핍이라고 말한다.고단함의 실체: 전쟁과 혁명의 한복판에 섰던 남성에게 '슬픔'은 죽어간 동료들에 대한 예의이며, '노여움'은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주체적 저항이다.나르키소스적 몰입: 그는 자신의 안위를 돌보는 대신, 시대의 아픔에 스스로를 던졌다. 그가 겪은 육체적 고단함은 단순히 배고픔과 추위가 아니라, 자신의 영혼을 깎아 세상을 비추려 했던 '데카당스적 헌신'의 결과다.2. 귀환한 남성의.. 2026. 3. 12.
[에세이]"『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이나 영화 <은교>를 통해본 데카당스의 사유" "늙음은 벌이 아니다: 정갈한 음양탕 한 잔과 함께 읽는 데카당스의 사유" 세상은 토마스 만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이나 영화 를 보며 '선정성'이라는 얄팍한 라벨을 붙이곤 한다.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그곳엔 욕망보다 처절한 '상실에 대한 애도'가 자리 잡고 있다.1. 거울 속의 타치오, 거울 밖의 이적요아셴바하가 소년 타치오에게 매료된 것은 성적 소유욕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르키소스가 우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빠져들었듯, 이미 상실해버린 자신의 찬란했던 과거를 소년이라는 거울을 통해 대면했기 때문이다.영화 에서 이적요가 읊조린 대사는 노년의 무력감 앞에 선 인간의 주체적 선언과도 같다."너희의 젊음이 너희가 잘해서 상으로 받은 게 아니듯이,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신체.. 2026. 3. 10.
[에세이]연약함의 힘과 셀린 디온이 부르는 치유의 노래 부드러운 넝쿨손의 혁명: 과 셀린 디온이 부르는 치유의 노래현경 교수의 『연약함의 힘』은 우리에게 역설적인 진리를 건넨다. 세상은 강철 같은 의지와 단단한 힘을 숭배하지만,정작 죽어가는 나무를 살려내는 것은 옆에 서 있던 아기 등나무의 연약하고 부드러운 ‘넝쿨손’이라는 사실을 .. 어린시절 아버지의 부재가 나를 연약하게 만든다 셀린 디온(Céline Dion)의 노래 는, 그 연약함이 어떻게 한 인간의 영혼을 구원하고 주체적인 삶으로 되돌려놓는지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메타포다.https://youtu.be/hcwkD3nx9I8?list=RDhcwkD3nx9I8Dance with My Father1. 연약함의힘 "아빠가 무슨 일을 했건 상관없어요" : 무조건적 수용의 힘 월간 샘터에서 발간한 현경의 책 .. 2026. 3. 9.
[에세이] 《공산당 선언》에서 <일 포스티노>의 메타포까지 계급의 사슬을 끊는 뜨거운 심장: 《공산당 선언》에서 의 메타포까지1848년, 유럽을 뒤흔든 《공산당 선언》의 첫 문장인"지금까지 존재했던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 투쟁의 역사다"라는 선언은 차가운 지성의 칼날과 같았다.자본가(부르주아지)와 노동자(프롤레타리아트)의 극심한 대비 속에서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필연적인 변혁을 예고했다.그런데 최근 알고리즘이 나를 안내한 영화 는 그 차가운 투쟁의 역사 위에'시(詩)'라는 가장 뜨겁고 부드러운 숨결을 불어넣어 주었다. 일포스티노는 내가 태어난 해인 1971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민중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공산당 선언》이 꿈꿨던 '인간 해방'이 어떻게 한 개인의 내면에서 예술로 완성되는지를 아름답게 보여준다.1. 도구적 인간관계를 넘.. 2026. 3. 8.
[에세이]라캉과페미니즘-내안의 타자의 욕망 찾아내기 4단계 자크 라캉(Jacques Lacan)의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명제는'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법'과 깊이 맞닿아 있다. 특히 여성주의 관점에서, 라캉의 이론은 '도구적 인간관계'를 넘어 어떻게 주체적인 삶으로 변화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짚어준다.라캉의 철학을 바탕으로 '여성의 목소리'가 주체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찾아보고자 한다. ( 충족될 수 없는 결핍 자체가 바로 욕망: 요구(욕구)가 충족된 후에도 남아있는 것) 1. 타자의 욕망에서 벗어난다는 것: ‘착한 여자’의 가면 벗기 라캉은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나 사회(대타자)가 나에게 기대하는 모습, 즉 타자의 욕망을 내 것으로 착각하며 산다고 말한다. -상징계의 질서: 여성이 사회가 규정한 '현모양처', '성실한 .. 2026. 3. 7.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캐릭터유형테스트 [에세이] 영화 로 읽는 E.H. 카:역사는 어떻게 다시 태어나는가? 최근 1000만 영화 를 보며 깊은 사유에 잠겼다. 특히 우리가 흔히 '권력의 화신'으로만 알고 있던 한명회라는 인물이 기존의 드라마나 영화와는 전혀 다른 배역으로 그려지는 것을 보며, 역사라는 자루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 형체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실감했다.이러한 경험은 자연스럽게 역사학의 고전,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소환한다.1961년 케임브리지 대학 강연에서 카가 던진 질문은 2026년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울림을 준다.1. '사실'은 역사가가 불러줄 때만 말을 한다19세기 역사학자 랑케는 "과거를 있는 그대로(wie es eigentlich gewesen)" 서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26. 3. 6.
[에세이]페미니즘의 물결로 읽는 ‘우리의 관계’ 토론 리스트 [에세이] 38세계여성의날을 앞두고 페미니즘의 물결을 읽다.여성들에게 빵과장미를~~1. ‘여성성’이라는 프레임을 넘어: 아들러의 공동체 감각 타워 주차장에서 동료의 번호를 대신 눌러주며 타인의 기다림을 간과하는 모습, 혹은 무리 지어 행동하며 생기는 사소한 무질서들. 나의 '작은 분개'는 단순히 에티켓의 문제를 넘어, 현대 페미니즘이 마주한 복잡한 층위와 '인간에 대한 예의'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 여자들은 안돼 ..하며 불만을 토로했을 때 "여자라서가 아닐 것"이라는 동료의 대답은 나에게 중요한 성찰의 계기가 되었다. -심리학적 해석: 아들러에 따르면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무리 내에서의 강한 결속이 외부인에 대한 배려 부족으로 이어지는 것은 '공동체 감각'이 자기 집단 내.. 2026.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