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골든아비투스/문화의기술

고흐의 캔버스 속으로 — 연천 재인폭포로 가는 길

by rba_jin 2026. 7. 31.

고흐의 캔버스 속으로 — 연천 재인폭포로 가는 길

 

7월의 어느 날, 나는 연천 재인폭포를 찾아 친구들과 길을 찾았다.

누구에게나 여행은 자신의 고집을 내려놓고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예전에는 세계문화유산인 주상절리에 깊은 울림을 받았다면

오늘은   연천 재인폭포까지 가는 풍경이 마치 고흐의 그림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정자와 꽃밭, 그리고 산 그림자

 

여행의 초입, 붉은 지붕을 매력적인 정자 세 채가 서 있었다.

정자 아래에는 입장료를 받을 만큼 가꿔진  꽃들이  펼쳐져 있고,

그 뒤로는 산자락이 켜켜이 서서 낀 능선을 싣고 있다.

하늘은 그림자가 낀 듯 몽환적인 색으로 물들어 있고,  

정자 사이로 삐죽 솟아오르는 나무 한 그루가 화폭의 중앙을 잡아주는 듯 했다.

그림같은 절경들이다.

 

초록빛들판, 동그란 문

재인 폭포로 향하는  길 자체가 전시장으로 보인다.

고운 능선이 병풍처럼 늘어진것 같은 풍경들,, 무성하게 자리잡은 풀숲 사이로 둥근 모양의 전시물이 눈에 띈다.

마치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처럼, 그 동그란 ​​프레임 속으로 우리는 우산을 들고 살짝 스쳐 지나갔다.

여행이란 결국 이런저런 사건들을 수집하는 일이 많은 순간들이라는 듯..

— 지나고 나서 사진으로 보니 계획에는 없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그런 순간들이었다.

 

계속해서 숲 쉼표

 

 

표면이 군데군데  짙은 숲그늘이 보인다.

두 팔을 벌린 채 나무에 기대선 내 모습은, 마치 회색의 도시에 서 있는 내가 잠시 숨을 고르는 것 같다.

발 밑에는 작은 무명초와 야생화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조용필의 노래가 생각난다.

 

 

너는 귀뚜라미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귀뚜라미를 사랑한다

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

너는 밤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밤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 찬 것 같으면서도 텅 비어 있는

내 청춘에 건배

 

 

아무리 깊은 밤일지라도

한 가닥 불빛으로 나는 남으리

메마르고 타버린 땅일 지라도

한줄기 맑은 물소리로 나는 남으리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꺾이지 않는 한 그루 나무 되리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힘든 길일수록, 이런 한 조각 그림같은 쉼 속에 노래가사 가  큰 위로 된다.

내 청춘이여...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에 나는 지금 힘들지만 걷고 있다..

 

 

연두와 노란색, 두 개의 우산

 

저 들 판에,

초록 우산과 노란우산속의 두 사람( 미네르바와 캔디)

짙푸른 여름을 배경으로 낯설게 도드라지는 원색의 우산.

그것은 무중력 상태처럼 둥둥 떠다니던 우리들의 마음 위로 선명하게 찍힌, 유일한 색채였다.

 

"계획을 세우든 그렇지 않든, 나의 여행 옷차림은 늘 무채색이다.

그나마 오늘 작은 입장료를 내고 빌려 온 이 우산이, 무덤덤한 풍경 속 뜻밖의 포인트가 되어 주었다.

무성한 나무 아래, 넓은 하늘 아래, 두 우산을 쓰고 선 여인들.

사진을 찍어 준 친구에게 고마움이 밀려올 만큼, 사진 속 우리는 참 편안하고 정겹게 보인다.

다 좋았는데, 역시 우리의 유일한 한계는 체력이었나 보다."

 

 

나비 전시물과 재미있는소리

 

나비 전시물과 재미있는소리

재인폭포까지 가는길

오른쪽으로 한탄강 주상절리의 유구한 풍경을 두고, 우리는 왼편에 조성된 공원의 돌탑들을 지나친다.

휴일이라 그런지 멀리서부터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포즈 좀 취해봐!'라는 친구의 왁자지껄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우리는 그저 옆에 서서 우산을 쥔 채 손을 흔들며 웃어버리고 말았다.

 

우산을 쥔 채 손을 흔들며 마음껏 웃었던 우리.

폭포로 향하는 여정의 한가운데, 지친 다리의 무게를 잊게 해 준 것은 바로 우리의 이런 소소한 포즈들이었다.

연출되지 않은 그 찰나의 순간이 결국 가장 역대급 사진으로 남았다.

 

마치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속 주인공이 작은 마들렌 한 조각으로 아득한 기억을 불러내듯,

이 소소하고 엉뚱한 포즈들이야말로 먼 훗날 우리가 이 빛나는 날을 다시 온전히 추억하게 만들 유일한 열쇠일지 모른다.

돌탑 정원에서 고요

 

이끼 낀 돌탑들이 정성스레 들어선 정원을 지날 무렵, 하늘은 다시 먹빛 바퀴를 달고 낮게 내려앉았다.

끝없이 펼쳐진 태양광 패널 너머, 묵직한 오라를 풍기는 검푸른 산맥.

그 거대하고 막막한 자연 앞에서,

사람의 손으로 다정하게 뭉쳐진 작은 돌탑들은 마치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말없이 일러주는 듯했다.

 

드디어,

그리고 마침내 —폭포가 보이는 곳에 다다랐다.

짙은 초록 사이, 수줍게 빚어둔 하얀 비단실처럼 떨어지던 물줄기.

 

 

 

 

친구가 사진을 찍어준다고 가까이 다가가서 자연스럽게 있으라고 한다. 

짙은 여름의 숲의 초록과 백업의 흰색 빛이 비교되는 장면의 반대편에서  그냥 멋 없게 서 있다.

그럼에도

 사진을 좋아하는 '더나은'님의 노고는 멋진 작품으로 남는다.

 

출렁다리위에서 바라보는 폭포... 카메라를 쥔 손이 떨립니다.

 

 

 

선녀탕을 보기 위해 출렁다리를 건너서 찍은 사진

폭포위 압도적인 비주얼...

 

 

 

힘들지만 재인폭포를 더 가까이 가 보기 위해 폭포아래까지 내려와서 찰칵

오랜 걸음으로 지쳐 있던 우리 마음에 비로소 시원한 물보라가 세차게 번져왔다.

 

돌이켜 보면 연천 재인폭포로 향하던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습하고 무더운 공기, 타들어 가듯 목이 마르던 순간들.

 

그러나 정자의 고풍스러운 붉은 지붕, 들판에 그어진 동그란 문, 무채색 옷차림 위에 얹어진 원색의 우산,

나비 관측물 앞에서 소소하게 취해본 포즈,

그리고 돌탑들이 품고 있던 고요함까지—

그 힘들었던 모든 순간이 결국엔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이 되었다.

지친 육신 너머로 스쳐 지나간 풍경들을 떠올리며,

가을에 이 길을 다시 걸어보면 얼마나 더 깊고 그윽할까 나지막이 생각해 본다.

 

이번 여행은 마치 빈센트 반 고흐가 캔버스 위에 거칠고 강렬한 붓질로 생명을 불어넣듯,

우리의 마음에 굵고 선명한 자국을 남겼다.

언젠가 카메라 속 수많은 사진과 기록들이 가뭇없이 사라진다 해도,

가슴속에 새겨진 이 추억만큼은 불꽃처럼 뜨겁게 타오르리라.

여행이란 단지 화려하고 눈부신 찰나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힘겨움과 아름다움 그 뒤편에 숨겨진 '나만의 이야기'와 '럭셔리한 추억 너머의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이 아니던가.

 

다시금 끊임없이 길을 떠나야겠다고 다짐하며, 묵직하게 가슴을 울리는 조용필의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 속 나지막한 독백을 조용히 되짚어 본다.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아.. 킬리만자로를 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강하게 해야 겠구나..

 

 

자고 나면 위대해지고

자고 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 간

'고흐'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 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묻지 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 같은 풍경- 마독_더나은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메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면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

라··· 라··· 라··· 라···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나를 부르던  날...킬리만자로 트레킹을 찾아본 나

 

https://www.youtube.com/watch?v=9tyv3rDBaXo&t=1194s

 

https://www.tiktok.com/@s5ulmate/video/7663862457089199368?_r=1&_t=ZS-99CKbv0v6Ah

 

TikTok · minerva 님

 

www.tikt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