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를 보았다.
나는 미란다가 고민하는 것에 대해 마음이 갔다.
영화에 등장한 최후의 만찬 같은 명화와 잘 보존된 이탈리아의 유적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그 가치가 변치 않는다.
변하지 않는 가치는 존중해야 한다는 것.
미란다는 다빈치의 그림을 앤디에게 이야기 하면서 종교적 상징성 보다 인간의 긴장과 욕망에 더 초점을 두어 설명했다
최후의 만찬 속 등장인물은 인간군상의 다양성을 잘 표현했다고 한다
그래서 머리에 링이 없다고
1. ‘후광(Ring)’이 사라진 자리 : 신성에서 실존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이전의 성화들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성인들의 머리 뒤에 당연히 있어야 할 '후광(Halo)'을 과감히 삭제했다는 점이다.

인간적 진실의 포착: 다빈치는 예수를 포함한 13명을 신격화된 존재가 아닌, 배신이라는 충격적인 선언 앞에 흔들리는 '인간'으로 그렸다. 각기 다른 몸짓과 표정은 분노, 당황, 의심, 공포 등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후광이 사라진 자리에는 인간적인 고뇌와 생존을 향한 본능적 에너지가 채워졌다. 이는 밀라노 연회장의 화려함 속에 감춰진 패션계 인물들의 날 선 욕망과 정확히 일치한다.
2. 미란다 프리슬리 : 중심이자 절대적인 ‘태양’
연회에서 미란다의 위치는 다빈치 그림 속 '예수'의 위치와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그녀는 희생하는 예수가 아니라, 모두의 생사여탈권을 쥔 '절대적 군주'로서 중심에 서 있다.
그림 속 모든 투시도가 예수의 머리로 모이듯, 연회장의 모든 시선과 욕망은 미란다에게 수렴된다. 그녀는 후광이 없어도 스스로 빛나는 태양과 같으며, 동시에 주변 인물들을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하는 존재다.
미란다의 고요함은 주변의 소란과 대비되며 더욱 강력한 권위를 뿜어낸다. 그녀에게 연회는 성찬이 아니라, 자신의 왕국을 확인하고 배신자를 가려내는 심판의 장이다.
에밀리의 배신은 미란다를 파괴하려는 목적보다, "나도 당신만큼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받고 싶어 했던 결핍된 자존감에서 기인한다. 앤디가 미란다의 방식을 이해하며 '변화'했다면, 에밀리는 미란다의 자리를 '찬탈'함으로써만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으려 한 것이다
3. 앤디와 에밀리 : 변화와 생존의 변주곡
다빈치의 그림에서 사도들이 예수의 선언에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듯,
앤디와 에밀리는 미란다라는 거대한 중력권 안에서 서로 다른 생존 방식을 보여준다.
| 인 물 | 관계의 본질 (하비투스) | 심리적 위치 |
| 앤디 (Andy) |
성찰적 변화 | 미란다의 세계를 깊이 이해하면서도, 자신의 영혼(Core)을 잃지 않으려 고뇌하는 인물이다. 배신과 충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유다 혹은 베드로의 고뇌를 현대적으로 재현한다. |
| 에밀리 (Emily) |
직업적 충성 | 미란다의 완벽한 분신이 되고자 노력하지만, 결국 소모되는 도구적 존재다. 그녀의 욕망은 미란다를 향한 선망과 앤디를 향한 질투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동한다. |
4. 에밀리에게 건네는 위로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은 현실에서는 에밀리에 더 많이 공감한다고 한다.
에밀리 같은 직장인이 주변에 많기 때문이다.
에밀리, 그동안 미란다라는 거대한 그림자 아래서 숨죽이며 완벽해지려 애썼던 당신의 시간이 얼마나 고단했을지 알고 있어요
수장의 자리에 앉기 위해 사랑마저 거래의 도구로 삼아야 했던 그 마음은,
아마 승리감보다는 '도와줘'라는 말을 할 수 없었던 지독한 외로움이었겠지요.
당신이 시도한 배신은 사실 미란다를 향한 칼날이 아니라,
당신 내면의 '무능력'이라는 공포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절박한 몸짓이었음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에밀리,
당신은 누군가의 회사를 사서 그 자리에 앉지 않아도,
이미 그 척박한 패션의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충분히 강인하고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이제는 '보여지는 나'를 위해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일을 잠시 멈추고,
당신만의 맑은 물길(沅)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가만히 들여다보았으면 합니다.
당신의 가치는 미란다의 의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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