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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비투스/BOOK_ROAD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수행성으로 본 5060의 삶

by rba_jin 2025. 11. 8.

“나는 어떤 젠더의 대본을 살아왔는가”

—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수행성으로 본 5060의 삶

1.젠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

5060 세대에게 ‘성별’이란 단어는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우리는 오랫동안 남자는 가족의 기둥, 여자는 헌신의 상징으로 배워왔다.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 믿으며 살아왔지만,
주디스 버틀러의 말처럼, 젠더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우리의 ‘당연함’도 사실은 사회가 써 준 대본을 연기한 것이 아니었을까?

“우리는 여자가 되기 위해 여자의 행동을 하고,
남자가 되기 위해 남자의 행동을 반복한다.
그 반복이 우리를 ‘그런 사람’으로 만든다.”
—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

 

버틀러의 이 문장은,
우리가 살아온 세월 속에서 무심코 반복했던 ‘습관’과 ‘기대’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2. 젠더는 연극처럼 ‘수행’된다

버틀러는 젠더를 ‘수행적(performance)’이라고 설명한다.
즉, 남성다움이나 여성다움은 본성이 아니라
사회적 규칙에 따라 반복적으로 연기되는 행동의 결과라는 것이다.

남자가 울면 약하다고 하고,
여자가 큰 목소리를 내면 버릇없다고 하던 시절.
그런 규범이 우리 안에서 쌓이고 쌓여
‘남자는 강해야 한다’, ‘여자는 조용해야 한다’는 믿음이 굳어졌다.

하지만 그 믿음은 자연의 법칙이 아니라 사회의 습관이다.
버틀러는 이 습관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젠더의 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3. 반복이 바꾸는 세상 — 젠더 수행성의 실제

젠더 수행성은 단순한 철학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변화 속에서도 확인된다.

  • 옷차림: 1970년대만 해도 여성이 바지를 입는 건 ‘파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일상이다. 그 반복된 행동이 사회의 인식을 바꿔놓았다.
  • 가족 역할: 과거에는 남편이 돈을 벌고 아내가 집을 지켰지만,
    지금은 맞벌이, 육아 분담이 자연스럽다. 사회적 대본이 수정된 것이다.
  • 감정 표현: 예전에는 남성이 눈물을 보이는 걸 부끄럽게 여겼지만,
    이제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인간적 성숙의 상징으로 바뀌었다.

이 모든 변화는 ‘다르게 행동한 사람들’의 작은 용기와 반복에서 시작되었다.
즉, 젠더 수행성은 우리 모두가 매일 조금씩 다시 쓰는 삶의 연극 대본이다.

4. 5060세대가 다시 쓰는 젠더의 이야기

이제 5060세대는 과거의 ‘규범’을 유지하는 세대가 아니라,
새로운 세대에게 다름을 이해시키는 다리 세대다.
우리의 자녀, 손주 세대는 성별 구분보다 ‘자기다움’을 중시한다.
그들의 언어로는 “남자라서”, “여자라서”라는 말이 점점 사라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자세로 이 변화를 바라봐야 할까?

아마도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다른 연극을 쓰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살던 무대의 조명이 바뀐 것이다.”

5060세대의 삶에도 이런 순간들이 있었다.
딸이 직장을 선택할 때 ‘여자가 힘들다’고 말했던 적,
아들이 요리를 하겠다고 했을 때 잠시 멈칫했던 기억.
그 모든 순간이 바로 젠더의 대본을 지키려 했던 장면이었을지도 모른다.

5. ‘젠더 수행성’이 주는 인생 후반의 통찰

버틀러의 사상을 조금 다르게 해석해보면,
젠더 수행성이란 “인생도 하나의 무대”라는 말과 닿아 있다.
우리는 각자의 역할을 맡아 살아왔고,
그 역할이 곧 나의 성격과 정체성을 만들었다.

이제는 새로운 장면을 연기할 때다.
남자는 더 이상 울면 안 되는 존재가 아니고,
여자는 반드시 희생해야 하는 존재도 아니다.
이제는 ‘나답게 사는 연기’, 그것이 인생 2막의 주제다.

“누가 써 준 대본이 아니라,
내가 직접 쓰는 삶의 시나리오를 살자.”

 

💬 마무리: 나답게 살아가는 용기

5060의 인생은 ‘책임’과 ‘역할’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대본을 내려놓고,
진짜 나의 목소리로 말할 때다.

주디스 버틀러가 말한 ‘젠더 수행성’은
결국 우리 모두가 자신답게 살 권리를 회복하라는 철학적 초대다.
남성과 여성, 그 어떤 경계도 넘어서서
“나는 나로 존재할 수 있다”는 용기,
그것이 5060의 새로운 품격이자, 골든아비투스(Golden Habitus)의 핵심이 아닐까.

 

 

 

 

https://blog.naver.com/s5ulmate/22406918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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