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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비투스/BOOK_ROAD

“좋은 사람으로 늙는 일은 가능한가?”

by rba_jin 2025. 11. 9.

기억이 사라져도 사랑은 남는다 — 5060의 품격 있는 나이듦을 위하여

1. 하루의 끝에서 생각한다

서울 근 교의 한 요양원.
치매에 걸린 아내를 찾아 매일 방문하는 남편이 있다.
“나는 매일 당신을 만나러 올 거예요. 당신이 나를 잊어도 괜찮아요.”
그는 아내의 기억이 사라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그의 사랑은 더 이상 감정이 아니라 행위다.
그는 사랑을 기억이 아니라 머무름으로 증명한다.

이 장면은 영화 〈노트북〉의 노아와 겹쳐진다.
기억이 사라져도, 그들은 서로의 세계를 다시 써 내려간다.
그들의 사랑은 이미 ‘로맨스’를 넘어,
존재의 품격에 대한 연극이 된다.

 

2. “좋은 사람으로 늙는 일은 가능한가?”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과 법학자 솔 레브모어는
『Aging Thoughtfully』에서 묻는다.

“우리는 노력하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미 늦어버린 것일까?”

 

누스바움은 말한다.
“좋은 사람으로 늙는 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훈련이다.”
감정이 식는 것이 아니라, 깊어질 수 있도록 다듬는 일 —
그것이 성숙하게 나이 드는 길이라고.

레브모어는 여기에 덧붙인다.
“노년의 삶은 정의로운 선택의 누적이다.”
그가 말하는 ‘정의’는 법적 원칙이 아니라,
타인을 돌보며 자신을 존중하는 균형의 기술이다.

3. 늦지 않았다. 그러나 멈추어야 한다.

좋은 사람이 되기엔 늦지 않았다.
하지만, 그 길을 가려면 멈추는 연습이 필요하다.
멈추어야 들린다.
사람의 목소리가, 내 안의 마음이,
그리고 내 곁의 사랑이.

돌봄은 바로 그 멈춤에서 시작된다.
누군가를 위해 잠시 서는 일,
그 시간에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진다.

4. 기억이 사라지는 자리에서 배운다

소설 "우리는 함께 늙어갈것이다. "

예순도 안 된 나이에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아름다운 주느비에브.

그녀 곁에는 일편단심인 남편 알퐁스가 있다.

요양원 사람들에게 로맨티스트로 소문날 정도로 아내를 정성스레 보살피는 알퐁스지만,

그에게도 비밀이 있다.

아내가 정신이 나가 과거의 애인과 자신을 착각할 때면

화가 치밀어 그녀에게 손찌검을 하는 것이다.

병에 걸린 주느비에브를 사랑하면서도,

그동안 아내가 바람을 피우며 자신을 배신했다는 생각에 알퐁스는 괴로워한다.
그럼에도

그는 아내의 돌봄을 통해
스스로 인간다움을 회복해간다.
돌봄은 타인을 위한 희생이 아니라,
존재를 다시 확인하는 행위다.

그가 매일 요양원을 찾는 이유는
단지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살아야 내가 나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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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함께 늙어갈 것이다 | 카미유 드 페레티 - 교보문고

우리는 함께 늙어갈 것이다 | 요양원의 하루를 통해 들여다본 삶의 비밀!함께 늙어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옴니버스 드라마『우리는 함께 늙어갈 것이다』.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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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노년의 품격은 관계의 품격이다

누스바움은 노년을 “감정의 민주주의”라 부른다.
젊을 때는 욕망이 우리를 움직였다면,
이제는 감정의 공감 능력이 사람을 구분 짓는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사람을 잃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깊이 이해하는 일이다.
함께 나이 들어가는 일은,
서로의 약함을 인정하는 과정이다.

6.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

5060의 나이듦은 더 이상 ‘퇴장’이 아니다.
새로운 삶의 윤리적 무대다.

  • 감정의 재정비: 서운함을 말로 풀고, 사랑을 행동으로 표현하기.
  • 관계의 갱신: 가족, 친구, 배우자와의 대화 다시 시작하기.
  • 자기돌봄: ‘나도 돌봄의 대상이다’라는 사실 인정하기.
  • 품격의 훈련: 늙음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단정하게 감당하기.

품격이란 외모의 단정함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태도의 온도로 드러난다.

7. 남편이 아내를 돌보는 이야기,

사실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

그는 말한다.
“나는 당신이 나를 몰라도 괜찮아요.
당신을 알아보는 나는 아직 여기 있으니까요.”

그의 말은 한 세대의 철학이 된다.
기억보다 관계가,
시간보다 존재가 더 오래 남는다는 것.

8. 인생의 두 번째 절반에서 묻는다

누스바움은 이렇게 썼다.

“나이 든다는 것은 단순히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그러나 품격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돌봄의 경험, 감정의 절제,
사랑의 지속,
이 모든 것이 쌓여야 비로소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된다.

 

🌿 5060 Reboot/Restart Message

아직 늦지 않았다.
좋은 사람으로 늙는 일, 품격 있게 나이 드는 일,
그 시작은 아주 단순하다.

누군가의 손을 잡고,
“오늘은 어떤 하루였나요?”
하고 묻는 그 순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