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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투스강의실/인문학사유

[밀양]영화를 통해 본 종교적 확신이무서운이유

by rba_jin 2026. 3. 25.

밀양과 파스칼: 위선적 확신을 넘어 진정한 참회로

니체가 신은 죽었다 라고 외친 배경에는 파스칼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파스칼은 종교적 확신이 뒷받침될 때 가장 완전하게 악을 수행한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파스칼의 문장은 인간이 저지르는 악행 중 가장 무서운 것은 '스스로를 선하다고 믿는 확신'에서 나온다는 점을 경고한다.

 

문득 영화 '밀양'에서 신애(전도연배우)

어떻게 용서를 해요? 용서하고 싶어도 난 할 수가 없어요.

그 인간은 이미 용서를 받았다는데그래서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는데

내가 그 인간을 용서하기도 전에 어떻게 하나님이 그 인간을 먼저 용서할 수 있어요?

라는 영화 대사와 함께

그 서늘한 교도소 접견실 장면이 생각난다.

 

 

파스칼이 경고한 '확신에 찬 악'이 현실에서 어떻게 타인의 영혼을 파괴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잔인한 예시가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파스칼은 종교적 확신이 잘못되면 전쟁·폭력 등 악행을 정당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최근 전쟁을 일으키는 지도자들을 보면서 도덕성은 단순히 피해와 공평성 차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조너선 하이트의 도덕적 심리학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1. ‘면죄부가 된 확신 (지성의 오류)

 

보통의 악인은 죄책감을 느낀다. 하지만 종교적, 혹은 신념적 확신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신의 뜻'혹은 '대의'라고 정당화한다.

 현상: 죄책감이라는 브레이크가 사라진 자리에 '즐거움''완전함'이 들어차며, 어떤 잔인한 행위도 서슴지 않게 된다.

 

 '가짜 아비투스'의 전형: 자신의 행위가 타인에게 주는 고통을 보지 못하고, 오직 자신의 신념 체계(지성)를 완성하는 데만 몰두하는 상태다.

 

2. 신의 죽음: 영화 밀양적 상황의 예견

 니체가 말한 '신의 죽음'은 신이 물리적으로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라, 인간이 더 이상 신의 이름으로 도덕적 책임을 회복할 수 없는 시대를 의미한다.

 

 파스칼의 영향: 파스칼처럼 처절하게 신을 갈구하던 시대가 지나고, 영화 밀양의 유괴범처럼 신을 자신의 면죄부로 삼는 '값싼 은혜'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니체는 간파했다.

 

 니체의 비판: 타인을 파괴하고도 "신이 용서했다"고 말하는 유괴범이야말로 니체가 가장 혐오했던 '노예 도덕'의 전형이다. 니체는 이러한 위선적인 신 중심의 가치관을 무너뜨리고,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지는 '초인(Übermensch)'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통의 공유(Empathy): "나는 용서받았다"는 선언이 아니라, 피해자의 고통 곁에서 함께 울며 그 어둠 속에 '그냥 있어 주는 것'이 진정한 영성이다.

 

주체적 책임(): 신 뒤로 숨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죄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붙잡고() 평생을 들여 갚아 나가는 물길()을 만드는 과정이 참회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얼마나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3. 파스칼의 경고를 극복하는 '적정한 태도'

 

-확신보다 질문: "내가 맞다"는 확신이 들 때, 그것이 타인에게 비수가 되지 않는지 스스로 질문하는 '지성적 성찰'이 필요

-권위의 경계: 박사 학위나 사회적 지위라는 '품새'가 혹여나 타인을 압도하는 도구가 되지 않도록, 항상 유연함을 유지

-진정한 영성: 파스칼이 말한 '가짜 종교적 확신'은 폭력을 낳지만, 신뢰가 기반된 진정한 영성은 '존재적 친절'을 낳는다. 내가 밑바닥에 있을 때 나를 평가하지 않고 곁에 있어 준 그 사람의 마음이야말로, 파스칼이 말한 악의 반대편에 있는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