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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비투스/문화의오후

[시] 네일아트 뒤에 숨은 ‘일하는 손’의 숭고함

by rba_jin 2026. 2. 17.

1. 손무덤: 잘려 나간 것은 손가락인가, 존엄인가

 

 2026년 1984년 노동의 새벽 박노해의 '손무덤'이라는 시를 읽었다.

 


박노해 

            손 무 덤

 

올 어린이날만은

안사람과 아들놈 손목 잡고

어린이 대공원에라도 가야겠다며

은하수를 빨며 웃던 정형의

손목이 날아갔다

 

작업복을 입었다고

사장님 그라나다 승용차도

공장장님 로얄살롱도

부장님 스텔라도 태워 주지 않아

한참 피를 흘린 후에

타이탄 짐칸에 앉아 병원을 갔다

 

기계 사이에 끼어 아직 팔딱거리는 손을

기름먹은 장갑 속에서 꺼내어

36년 한 많은 노동자의 손을 보며 말을 잊는다

비닐봉지에 싼 손을 품에 넣고

봉천동 산동네 정형 집을 찾아

서글한 눈매의 그의 아내와 초롱한 아들놈을 보며

차마 손만은 꺼내 주질 못하였다

 

훤한 대낮에 산동네 구멍가게 주저앉아 쇠주병을 비우고

정형이 부탁한 산재관계 책을 찾아

종로의 크다는 책방을 둘러봐도

엠병할, 산데미 같은 책들 중에

노동자가 읽을 책은 두 눈 까뒤집어도 없고

 

​화창한 봄날 오후의 종로거리엔

세련된 남녀들이 화사한 봄빛으로 흘러가고

영화에서 본 미국상가처럼

외국상표 찍힌 왼갖 좋은 것들이 휘황하여

작업화를 신은 내가

마치 탈출한 죄수처럼 쫄드만

 

​고층 사우나빌딩 앞엔 자가용이 즐비하고

고급 요정 살롱 앞에도 승용차가 가득하고

거대한 백화점이 넘쳐흐르고

프로 야구장엔 함성이 일고

노동자들이 칼처럼 곤두세워 좆빠져라 일할 시간에

 

느긋하게 즐기는 년놈들이 왜이리 많은지

______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_____

선진조국의 종로거리를

 

나는 ET가 되어

얼나 간 미친 놈처럼 헤매이다

일당 4,800원짜리 노동자로 돌아와

연장노동 도장을 찍는다

 

​내 품속의 정형 손은

싸늘히 식어 푸르뎅뎅하고

우리는 손을 소주에 씻어 들고

양지바른 공장 담벼락 밑에 묻는다

노동자의 피땀 위에서

번영의 조국을 향략하는 누런 착취의손들을

일 안하고 놀고먹는 하얀 손들을

묻는다.

프레스로 싹둑싸둑 짓짤라

원한의 눈물로 묻는다

 

일하는 손들이

기쁨의 손짓으로 살아날 때까지

묻고 또 묻는다.

 

<책이야기> 박노해 '손 무덤'|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슬픔이 밀려오는 것은 왜 일까? 

내 손은 먹고 노는 손은 아닌데..

내 몸 중 유일하게 손가락이 이쁘다는 말을 듣는다..

그래서 나는 시간날 때마다 다른사람들은 얼굴에 마사지를 할때

나는 손에 마사지를 한다.

그래도

손 무덤 시를 읽고 네일아트를 한 내 손을 보니 갑자기 일을 안하고 먹고 노는 손으로 보였다.

손톱 위를 장식한 반짝이는 보석들은 그동안 수고한 나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이자 훈장이다.

 

'수전 손택'이 말했듯, 대상을 은유로만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한다.

네일아트는 '사치'의 은유가 아니라, 치열하게 살아온 노동 뒤에 스스로에게 허락한 '쉼의 감수성'이다.

 

김훈 작가는 책과 세상이 이어지지 않을 때 독서가 괴롭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나의 노동이 세상의 가치와 이어지지 않을 때 나는 허무함을 느낀다. 

 

어제 남들은 명절 준비로 바쁠 때 나는 머리로 많은 일들을 새벽까지 했다.

공모전을 준비한다고 많은 여성주의 책들을 읽고..

2030의 감각을 익히기 위해 새로운 유튜브도 보고...

특히 이혜성의1% 북클럽은 나를 새벽3시까지 잠못들게 했다..

(구매할 책들을 리스트업하기도 하고.. 어제는 박웅현님이 출현한 내용을 다 보고 잠드느라..)

https://www.youtube.com/watch?v=ITyNrhCieNM

 

박웅현님과 이혜성님의 사유

감정을 밀어 넣는 교육을 받은 나의 학창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아 감정이 복받쳐왔다..

박웅현 님의 책 '여덟단어' 속 '현재'라는 단어에 집중해본다.

원형의 시간(반복되는 시간. 현재를 살아라)을 사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랄까?

내가 사는 이 시간이 절대적인 공간이라는 것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참 고생 많았다. 너는 여전히 뜨겁게 일하고, 아름답게 사랑하고 있구나."

 

 내 공간을 나답게 ,탁월하게. 꾸며보자..조명은 필수..

 

절대적인 내공간을 꾸몄다---책상3면을 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