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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비투스/BOOK_ROAD

[에세이28]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by rba_jin 2026. 2. 26.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책과드라마 모두 나에게 선명한 그림자로 남는다.

 주인공 혜원이 보다 혜원이 이모..그녀가 자신의 빛나던 청춘과 재능(작가로서의 삶)을 스스로 파괴하고,

어두운 선글라스 뒤로 자신을 가둔 채 '실명'이라는 고통을 향해 나아간 과정은 나의 사유와 깊이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성찰] 심명여의 실명: 속죄라는 이름의 ‘가장 가혹한 선택’

1. ‘되어진 것’이 아닌 ‘선택한 고통’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주인공  해원의 이모 심명여는 칼 융의 말처럼, 자신에게 닥친 비극에 의해 수동적으로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다. 그녀는 형부를 죽게 했다는(혹은 그 사건에 휘말렸다는) 지독한 죄책감 속에서 스스로를 파괴하기로 '선택'했다.

  • 자기처벌의 기제: 그녀에게 시력의 상실은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을 볼 자격이 없다"는 스스로에게 내린 형벌이었다.
  • 통제감의 역설: 비극을 막지 못했다는 무력감을 이겨내기 위해, 그녀는 역설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망가뜨리는 방식을 통해 '고통의 주도권'을 쥐려 했다. "나는 내 의지로 불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는 유일한 위안이었을지도 모른다.

2. ‘은유’로서의 선글라스와 ‘마침표’ 없는 초고

  수전 손택의 관점에서 본다면, 명여의 선글라스와 실명은 그녀가 스스로에게 덧씌운 '죄인'이라는 은유의 실체화다.

  • 멈춰버린 문장: 그녀는 촉망받는 작가였지만, 사건 이후 자신의 인생이라는 소설에 '행복'이라는 문장을 쓰기를 거부했다.
  • 자기처벌적 마침표: 그녀는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대신, 과거의 비극적인 페이지에 자신을 영원히 가두는 마침표를 찍었다. "태연하게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용기"가 그녀에게는 가장 큰 사치였던 셈이다.

캔바-ai

 3. ‘파도’의 멈춤, 그리고 ‘윤슬’을 거부한 삶

명여는 멈추지 않고 밀려오는 파도가 되기를 포기했다. 부서지더라도 빛을 내는 '윤슬'이 되기보다,

스스로 깊은 심연으로 가라앉는 길을 택했다.

지성에서 영성으로 가지 못한 길: 이어령 선생이 죽음을 통해 생의 완성을 보았다면, 명여는 죽음보다 가혹한 삶을 유지함으로써

자신을 벌주었다. 이는 영성으로 나아가는 '자비'가 결여된, 오직 '지성적 자책'에 매몰된 상태였다.

명여는 조카 해원이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그 말을 하지 못했다.

겐트부인이 넬리에게 주었던 '기대와 긍정의 선물'을 그녀는 자신에게 단 한 번도 주지 않았다.

 

"자기처벌적 선택은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감옥이다.  명여가 그 마음의 감옥의 문을 열고 나오길 바란다.

 강의자료를 준비하면서 

 

https://naver.me/GWWtpef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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