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편함을 견디는 힘의 약화
이옥선의 산문집 '즐거운 어른'
보통 할머니가 되면 자기 몸에 안 좋은 음식은 안 먹을 수 있는 자제력이 생겨서 건강식만 먹을 줄로 아는데
어느 나이대건 사람은 똑같은 지라 한밤중에 출출해 지면 안
먹어도 좋을 스낵을 먹거나 쓸데없는 군것질을 하고는 아침에 눈이 부어서 반쯤만 떠지고 후회를 한다.
몸에 안좋다는 콜라대신 사이다를 사다 놓고 속이 더부룩하면 벌컥 벌컥 마신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야 만다.

🩺 몸의 변화와 노년의 유머
그녀는 덧붙인다.
“백내장 수술도 하고 임플란트도 몇 개 해야 ‘할머니’라 부를 수 있다.”
즉, ‘진짜 할머니’가 되기까지는 여러 번의 수리와 통증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 사이사이 흘러나오는 콧물, 식사 후에 남는 이물감, ‘츠으으으으’ 하고 나오는 치간소리까지 — 이 모든 것은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삶의 리얼리티다.
그는 그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담담한 유머로 묘사한다.
그 유머는 슬픔을 달래주는 어른의 품격이기도 하다.

💇♀️ “아무도 너의 머리 모양에 관심 없다”
친구에게 머리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도 재밌다.
친구 왈
“머리를 올리든 내리든, 아무도 신경 안 써.”
이 말은 허무하지만, 동시에 해방의 말이다.
젊을 때는 타인의 시선에 갇혀 살지만, 나이 들면 깨닫는다.
세상은 사실 나에게 별 관심이 없다.
그래서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 깨달음은 ‘무관심’이 아니라 ‘자기 수용’의 다른 이름이다.
나이 듦은 점점 투명해지는 자기 자신을 견디는 일이다.
그러나 그 투명함 속에서 드러나는 진짜 인간의 얼굴 —
그것이 바로, 『해피 어덜팅』이 말하는 ‘행복한 어른’의 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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