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아,
엄마가 최근에 유튜버 김겨울의 산문집을 읽으며 네 생각을 참 많이 했단다.
그 책에는 딱딱한 의자와 문제집, 등급이라는 날카로운 현실 속에서 오로지 '시'만이 숨구멍이었다는 고백이 나오더구나.
김겨울이 백석의 시를 빌려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엄마의 학창 시절이 겹쳐 보여 마음이 먹먹해졌어.
동시에 네 번민도 보였단다.
우리 예쁜 딸도 수능 공부를 하며 그 각지고 아픈 언어들 사이에서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을까 싶어
엄마는 김겨울의 글에 너를 투영하며 깊이 감정이입을 했어.
늦게까지 미디어에 빠져 있는 네 뒷모습을 볼 때면, 그게 단순히 즐거움이 아니라 고단한 하루 끝에 정 붙일 곳을 찾는 안쓰러운 몸짓 같아 마음이 쓰여.
엄마는 네가 백석이 노래한 그 '갈매나무' 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어.
어두워 오는 산비탈에서 하얗게 눈을 맞으면서도 꿋꿋이 서 있는 그 굳고 정한 나무 말이야.
엄마도 요즘 갱년기라는 통증의 터널을 지나며, 누군가의 쉼터가 되어주는 '아름드리나무'로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거든.
우리 딸, 너도 네 마음을 알아주는 시 한 구절을 만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굳이 김겨울이 사랑한 백석이 아니더라도, 네 영혼을 가만히 보듬어 줄 수 있는 너만의 문장을 찾았으면 해
딸아, 혹시 너도 마음속에 담아둔 노래 가사나 시 구절이 있니?
엄마가 김겨울의 책을 보고 느꼈던 것처럼,
네가 좋아하는 문장들을 엄마에게도 살짝 들려주지 않을래?
우리 같이 그 문장들로 마음의 주파수를 맞춰보자.

https://blog.naver.com/s5ulmate/224075112407
수능 전 딸과의대화
“엄마, 아빠… 저 사실 조금 힘들어요. 학원에서 ‘똥 마려워’라고 하는 건, 정말 화장실 때문이 아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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