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새 입안에서는 하얀 이가 우수수 빠지고 안개 자욱한 꿈결 너머로 아버지가 보였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나직한 ‘음매’ 소 울음 소리,
그 울음이 명치 끝을 찔러 가슴이 마구 아팠다.
눈을 뜨니 베갯잇은 이미 젖어 있고 주룩주룩 흐르는 눈물 닦을 새도 없이 곁에 누운 엄마를 본다.
아버지는 이미 오래전 저문 강을 건너셨는데
꿈속의 아버지는 왜 자꾸만 나를 부르셨을까.
꿈이어서 다행이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창백한 엄마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하지만 온종일 마음은 징 소리처럼 울려 학교 행사 중에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선생님, 집에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거짓말 같은 진실을 뒤로하고 달려가는 길,
골목 어귀에서 나와 꼭 닮은 표정의 동생을 만났다.
불길한 예감은 왜 한 번도 비껴가지 않는지.
너도 그랬구나, 너도 엄마가 걱정되어 왔구나.
조퇴를 하고 달려온 동생의 거친 숨소리에서
우리가 나누어 가진 깊은 사랑과 그보다 더 깊은 두려움을 읽는다.
아직은 안돼요, 엄마.
우리의 '고운 손'이 아직은 당신의 옷자락을 더 오래 붙들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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