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9 [book15]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이 던진 질문 아침의 탄생과 저녁의 귀환: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이 던진 질문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욘 포세는 21세기의 사뮈엘 베케트로 불린다. 그의 대표작 『아침 그리고 저녁』은 한 인간의 탄생(아침)과 죽음(저녁)을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숭고한 필치로 그려낸다. 평생 바다와 싸우며 고기를 잡던 어부 '요한네스'의 마지막 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피할 수 없는 생의 종착역인 '죽음'과 마주하게 된다. 1. 나 여기 있어, 내 눈을 봐: 고독사를 넘어선 진정한 위로요한네스는 은퇴 후 여유를 찾았지만, 아내 에르나를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남겨진다.소설 속에서 그는 이미 죽은 친구 페테르를 만나고, 먼저 간 아내를 마주하면서도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그저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낸다고.. 2026. 2. 12. [에세이14]배움의 커넥터로 사는 법 배움의 커넥터로 사는 법: 갱년기의 파고를 넘어 알곡 같은 지혜로평생 공부하는 시대다.그 흐름 속에서 나는 세대의 벽을 허물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지식을 전달하는 '눈높이 대화'의 강점을 발견했다.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이 능력이 이제는 사회복지사라는 직업과 맞물려,다양한 세대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나만의 단단한 뿌리가 되었다.특히 나는 나이 든 분들을 가르칠 때 마음이 더 잘 통한다는 소리를 듣곤 한다. 얼마 전 박물관에서 작은 글씨를 꼼꼼히 읽으시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았다.우리 자매는 엄마가 어린 시절 피난길 대신 학업을 이어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나누었다.하지만 차마 "엄마, 지금이라도 검정고시를 보세요"라고 쉽게 말하지는 못했다.공부란 스스로의 용기와 자기주도적 열망이 최고라지만,.. 2026. 2. 12. [에세이13]시골 소녀가 꿈꾸는 ‘옥상의 온도’ 시골 소녀가 꿈꾸는 ‘옥상의 온도’남편은 가끔 장난 섞인 말투로 내게 말하곤 한다.당신 시골에서 보낸 시간보다 결혼해서 서울 사람으로 산 햇수가 훨씬 더 길지 않으냐고,그러니 이제 '시골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그만 떼어낼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요.전화 한 대 귀하던 시절과 지독하게 가난했던 유년의 이야기는 이제 추억의 창고 깊숙이 넣어두라는 그의 말에,나는 그저 말없이 웃어 보인다.하지만 1940년생 어머니가 빚어주던 시커먼 좁쌀 가래떡의 맛과판대역 십 리 길의 눈부신 설경은 내 영혼의 지문처럼 남아있기에, 나는 여전히 서울이라는 숲속을 걷는 시골 소녀일지도 모른다. 어느 비 오는 날, 공덕동 골목을 걷다 클래식 음악이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티엔플로우(TNFLOW)'라는 카페를 만났다.이름처럼 물 흐르듯 .. 2026. 2. 11.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5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