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스터의 소설 『바움가트너』는 71세의 은퇴한 철학 교수인 바움가트너가 9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 애나(Anna)의 부재를 견디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과정을 그린다. 이 작품에서 드러나는 노년의 고찰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축으로 요약할 수 있다.
1. 기억의 중첩과 과거와의 공존
노년은 새로운 사건을 경험하는 시기라기보다, 지나온 삶의 기억들이 현재의 일상 속에 겹겹이 쌓이는 시기다.
통찰의 본질: 바움가트너는 끊임없이 아내 애나와의 기억을 소환한다. 그에게 과거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현재를 지탱하는 실재(Reality)다.
의미: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상실을 경험하는 과정이지만, 동시에 사랑했던 이들의 흔적을 내면에 온전히 간직하고 그들과 대화하는 내면의 성숙을 의미한다.
2. 신체적 쇠퇴와 실존적 연약함의 직시
노년의 삶은 육체적인 한계와 예기치 못한 사고들로 인해 통제력을 잃어가는 과정이다.
통찰의 본질: 소설 속에서 바움가트너는 가스 불을 끄지 않거나, 계단에서 미끄러지는 등 사소하지만 실존적인 신체적 쇠퇴를 경험한다.
의미: 작가는 이러한 신체적 취약성을 비관적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 얼마나 연약하고 유한한 존재인지를 담담하게 인정함으로써, 남은 삶의 시간들을 더욱 겸허하고 의미 있게 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3. 상실과 애도의 궤도
노년의 중요한 과업은 상실을 수용하고, 남은 생을 지속해 나가는 애도의 과정이다.
통찰의 본질: 바움가트너는 애나의 죽음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지만, 그녀가 남긴 글을 정리하고 자신의 삶을 기록하며 서서히 내면의 균형을 찾아간다.
의미: 이는 상처를 부정하거나 잊으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품은 채로 어떻게 삶을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다.
"어떻게 여기까지 살아남았는가"를 묻는 트라우마 인식 기반의 실천과도 맞닿아 있다.
이 책은 노년을 단순히 신체적 쇠퇴로만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지나온 삶의 지혜와 기억이 결합하는 통합적 시각으로 재정의한다.
실제 이 책을 쓴 작가 폴 오스터는 2024년 4월30일 77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책은 폴오스터 1주기에 맞춰 출간되었다
『바움가트너』 에 등장하는 '비어트릭스 코어의 눈(The Eye of Beatrix Coe)'은 작품 속 주인공인 시모어 바움가트너의 사별한 아내, 안나 블루메(필명 비어트릭스 코어)가 쓴 미완성 원고 또는 그녀의 문학적 세계관을 상징하는 핵심적인 메타포이다.
아내를 잃은 감정을 환지통에 비유하며 자신이 상실했지만 상실이후에도 삶은 계속됨을 그려낸다
"누군가를 깊이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의 눈으로 자신의 삶을 비춰보고 있는가?"
비가 오는 오늘 이어령 교수의 글처럼 노 바움가트너의 글이 나를 끌어당긴다.

바움가트너 | 폴 오스터 - 교보문고
바움가트너 | 2024년 4월 30일, 폴 오스터가 세상을 떠난 뒤 그의 1주기에 맞춰 출간되는 생애 마지막 작품 기억과 삶, 상실과 애도, 우연과 순간을 엮어 나가며 삶을 둘러싸고 있는 관계와 사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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