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73 [에세이17]멘토 총량의 법칙 멘토 총량의 법칙: 피구의 공을 잡는 순간, 공격이 시작된다배울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것은 어쩌면 배울 마음이 아직 영글지 않았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제자가 준비되면 스승이 나타난다"는 말처럼, 진정으로 한 수 배우겠다는 겸손한 갈구 앞에 등을 돌릴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나는 사회복지사로서, 또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수많은 이를 만나며 배움이란 결국 '찾고 구하는 자의 몫'임을 실감한다. 1. 지지자의 두 얼굴: 칭찬과 날카로운 피드백경력 초기에는 실무 능력만으로도 존재를 증명할 수 있지만, 연차가 쌓이고 삶의 깊이가 더해질수록 우리에겐 반드시 '내부 지지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가 오해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진정한 지지자가 반드시 입에 발린 칭찬만 건네는 편한 사람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때.. 2026. 2. 15. [갤러리16] 인천의랜드마크가된파라다이스호텔과인스파이어 여행은 두 번 시작된다. 한 번은 함께하면서.. 한 번은 여행이 끝나고 나서~동시대 예술과 마주하다: 찰나의 황홀과 영원한 울림 아름다운 노후란 단순히 편안한 안식을 넘어,인간 정신의 가장 뜨거운 결정체인 예술작품과 조우하며 끊임없이 '나'를 확장하는 과정이다.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 오로라 고래쇼를 보고,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마주한 예술가 거장의 작품은 나에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전율과 성찰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1. 데미안 허스트의 : 죽음 앞에 선 찬란한 생명데미안 허스트의 페가수스 형상, 앞에 섰을 때의 그 황홀함을 잊을 수 없다. 신화 속 존재의 몸을 절개하여 그 안의 황금빛 근육과 뼈를 가감 없이 드러낸 이 작품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화려한 순간의 필멸성'을 말한다. 갱년기라는 예.. 2026. 2. 14. [에세이15_1]놀이가 역량이 되는 시대 놀이가 역량이 되는 시대, 설렘으로 건너는 배움의 다리바야흐로 성실한 노동의 가치가 재편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회사에서 묵묵히 일하는 것보다 유튜브에서 노래를 부르고,그림을 그리거나, 심지어 맛있게 먹는 모습만으로도 훨씬 큰 부를 창출하는 광경을 목격한다.이러한 현상은 인공지능(AI)과 기계가 단순 노동부터 복잡한 직무까지 대체하면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노동의 가치가 하락하는 흐름 속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잘 노는 법'이다. 1. 몰두하는 놀이가 선사하는 지혜의 깊이잘 놀아야 한다는 것은 방종이 아니라, 자신이 온전히 몰두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에 시간과 자원을 쏟아붓는 것을 의미한다.남들이 해보지 못한 일, 혹은 내가 진정으로 미쳐볼 수 있는 놀이에 몰두할 때, 거기서 파생된 경험과 체.. 2026. 2. 13. [book15]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이 던진 질문 아침의 탄생과 저녁의 귀환: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이 던진 질문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욘 포세는 21세기의 사뮈엘 베케트로 불린다. 그의 대표작 『아침 그리고 저녁』은 한 인간의 탄생(아침)과 죽음(저녁)을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숭고한 필치로 그려낸다. 평생 바다와 싸우며 고기를 잡던 어부 '요한네스'의 마지막 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피할 수 없는 생의 종착역인 '죽음'과 마주하게 된다. 1. 나 여기 있어, 내 눈을 봐: 고독사를 넘어선 진정한 위로요한네스는 은퇴 후 여유를 찾았지만, 아내 에르나를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남겨진다.소설 속에서 그는 이미 죽은 친구 페테르를 만나고, 먼저 간 아내를 마주하면서도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그저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낸다고.. 2026. 2. 12. [에세이14]배움의 커넥터로 사는 법 배움의 커넥터로 사는 법: 갱년기의 파고를 넘어 알곡 같은 지혜로평생 공부하는 시대다.그 흐름 속에서 나는 세대의 벽을 허물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지식을 전달하는 '눈높이 대화'의 강점을 발견했다.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이 능력이 이제는 사회복지사라는 직업과 맞물려,다양한 세대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나만의 단단한 뿌리가 되었다.특히 나는 나이 든 분들을 가르칠 때 마음이 더 잘 통한다는 소리를 듣곤 한다. 얼마 전 박물관에서 작은 글씨를 꼼꼼히 읽으시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았다.우리 자매는 엄마가 어린 시절 피난길 대신 학업을 이어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나누었다.하지만 차마 "엄마, 지금이라도 검정고시를 보세요"라고 쉽게 말하지는 못했다.공부란 스스로의 용기와 자기주도적 열망이 최고라지만,.. 2026. 2. 12. [에세이13]시골 소녀가 꿈꾸는 ‘옥상의 온도’ 시골 소녀가 꿈꾸는 ‘옥상의 온도’남편은 가끔 장난 섞인 말투로 내게 말하곤 한다.당신 시골에서 보낸 시간보다 결혼해서 서울 사람으로 산 햇수가 훨씬 더 길지 않으냐고,그러니 이제 '시골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그만 떼어낼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요.전화 한 대 귀하던 시절과 지독하게 가난했던 유년의 이야기는 이제 추억의 창고 깊숙이 넣어두라는 그의 말에,나는 그저 말없이 웃어 보인다.하지만 1940년생 어머니가 빚어주던 시커먼 좁쌀 가래떡의 맛과판대역 십 리 길의 눈부신 설경은 내 영혼의 지문처럼 남아있기에, 나는 여전히 서울이라는 숲속을 걷는 시골 소녀일지도 모른다. 어느 비 오는 날, 공덕동 골목을 걷다 클래식 음악이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티엔플로우(TNFLOW)'라는 카페를 만났다.이름처럼 물 흐르듯 .. 2026. 2. 11. [에세이12] 갱년기아비투스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순간이 찾아온다.실직, 질병, 가족의 부재처럼 나를 무너뜨리는 파도 앞에서 우리는 깨닫는다.사회적 약자는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어쩌면 미래의 나 혹은 오늘의 내 모습이라는 것을.지난 일주일, 갑작스레 찾아온 갱년기는 나에게 그 사실을 몸소 일깨워 주었다.1. 정신의 등불과 신체의 비명나의 정신은 단단했고 우울증은 이미 책을 통해 극복한 뒤였다.내가 책에 미쳤을때독서를 왜 하냐고 누가 물어보면 딱~나민애 시인의 해석처럼책을 따라 내 별나라를 찾아갔더니, 어느새 그 별나라가 내 안에 들어와 있더라. 였다 하지만 신체는 정직하고도 가혹했다.두통은 발걸음을 묶어버렸고, 정신과 신체가 하나라는 말은 무력한 거짓말처럼느껴졌다.호르몬 처방을 고민하며 찾아간 병원에서 "중성으로 살아도 된다".. 2026. 2. 10. [편지11]딸에게 건네는 엄마의 '갈매나무' 편지 딸아,엄마가 최근에 유튜버 김겨울의 산문집을 읽으며 네 생각을 참 많이 했단다.그 책에는 딱딱한 의자와 문제집, 등급이라는 날카로운 현실 속에서 오로지 '시'만이 숨구멍이었다는 고백이 나오더구나.김겨울이 백석의 시를 빌려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엄마의 학창 시절이 겹쳐 보여 마음이 먹먹해졌어. 동시에 네 번민도 보였단다.우리 예쁜 딸도 수능 공부를 하며 그 각지고 아픈 언어들 사이에서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을까 싶어엄마는 김겨울의 글에 너를 투영하며 깊이 감정이입을 했어.늦게까지 미디어에 빠져 있는 네 뒷모습을 볼 때면, 그게 단순히 즐거움이 아니라 고단한 하루 끝에 정 붙일 곳을 찾는 안쓰러운 몸짓 같아 마음이 쓰여.엄마는 네가 백석이 노래한 그 '갈매.. 2026. 2. 10. [산문시10] 설국(雪國)의 터널을 지나, 다시 개밥바라기별 아래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첫 장면처럼,기차가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 눈앞에는 온통 하얀 세상이 펼쳐지곤 했다.어린 시절 겨울방학, 판대역에서 내려 외가까지 걷던 그 십 리 길은 나에게는 바로 그 설국으로 들어서는 입구같다.이제는 그 멀고 험했던 길 위로 매끄러운 도로가 나 있지만,내 기억 속의 눈길은 여전히 차갑고도 포근한 원형의 풍경으로 남아 있다. 도시의 밤은 전등 스위치를 끄듯 갑작스럽게 찾아오지만, 시골의 밤은 다르다.낮은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나고,밤은 수줍게 앞을 나오며 서서히 서로의 자리를 바꾼다.그 느릿한 변화의 틈새에서 나는 그리움을 배운다.가본 적도 없는 시골의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을 보며 묘한 향수를 느끼는 것은,아마도 그곳이 누군가의 찬란한 유년을 품어냈던 '커다란 나.. 2026. 2. 9.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