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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투스강의실78

[에세이]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책과드라마 모두 나에게 선명한 그림자로 남는다. 주인공 혜원이 보다 혜원이 이모..그녀가 자신의 빛나던 청춘과 재능(작가로서의 삶)을 스스로 파괴하고,어두운 선글라스 뒤로 자신을 가둔 채 '실명'이라는 고통을 향해 나아간 과정은 나의 사유와 깊이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성찰] 심명여의 실명: 속죄라는 이름의 ‘가장 가혹한 선택’1. ‘되어진 것’이 아닌 ‘선택한 고통’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주인공 해원의 이모 심명여는 칼 융의 말처럼, 자신에게 닥친 비극에 의해 수동적으로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다. 그녀는 형부를 죽게 했다는(혹은 그 사건에 휘말렸다는) 지독한 죄책감 속에서 스스로를 파괴하기로 '선택'했다.자기처벌의 기제: 그녀에게 시력의 상실은 단순한 질병이 아.. 2026. 2. 26.
[에세이25]여행의기술에서 건져올린 존러스킨의사유 알랭드보통의 여행의기술에서 건져올린 존러스킨의사유1.아이들의 그네, 어른의 휴식: 무게보다 깊은 ‘마음의 무게’ 텅 빈 공원, 아이들의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싶어 하는 마음은‘어른’이라는 시스템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세상의 물살에 몸을 맡기는 휴식이다.존 러스킨(1819-1900)이 산업화의 기계적 속도에 반대했듯,‘어른 금지’라는 딱지는효율성만을 따지는 세상이 우리에게 덧씌운 또 다른 ‘은유의 폭력’일지 모른다. 몸무게가 아이보다 가벼운 어른이라도, 마음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때로 ‘흔들릴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 2. 사진 대신 데생: 소유가 아닌 ‘응시’의 기술 존 러스킨은 왜 사진 대신 데생을 하라고 했을까?(알랭드보통,여행의기술p277-278) 사진은 셔터 한 번으로 대.. 2026. 2. 23.
[페미니즘] 생각하는 여자는 늙지 않는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 영화 의 질주하는 엔진 소리를 활자로 옮겨놓은 듯한 몰입의 독서다. 1권을 다 읽기도 전에 저녁에 로켓 배송으로 2권을 주문하고, 다음 날 아침까지 단숨에 '순삭'해버린 이 몰입감. 저자가 64세에 이 소설을 썼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내 안에서도 무언가 뜨거운 불꽃이 튀었다."마가렛 미첼이 를 10년 썼다지? 나도 지금부터 10년 쓰면 64세에 멋진 책 한 권 낼 수 있겠는걸!" 1. 화학자가 마주한 위계, 그리고 변하지 않는 시스템 주인공 엘리자베스 조트는 분자의 비밀을 탐구하는 화학자이다.하지만 1950년대 미국(혹은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 여성 과학자는 동료가 아닌 '커피 심부름꾼'이나'연구 보조원'으로 취급받기 일쑤였다.상위에 있는 자가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견고한 .. 2026. 2. 19.
[에세이19]수전손택의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AI시대, 생각하는 여자는 늙지 않는다. 1. 갱년기, 수치 너머의 ‘나’를 찾는 시간우리는 때로 보이지 않는 ‘언어의 돌’에 맞아 비틀거린다.'수전 손택'은 그녀의 저서 『은유로서의 질병』을 통해질병에 덧씌워진 부당한 은유들이 어떻게 환자들에게 폭력이 되는지를 통렬히 비판했다.암을 '의지의 실패'로, 에이즈를 '도덕적 타락'으로, 비만을 '게으름'의 상징으로 치부하는사회적 시선은 환자가 마주한 고통의 실체를 투명하게 바라보지 못하게 가로막는다.최근 나는 타인의 무심한 해석에 노출되어 있었다.병원을 찾아 호르몬 처방을 원했을 때, 의사는 홍조가 있는지, 땀이 나는지만을 묻는다.밤에 자다 깨어도 다시 잠들 수 있다면 '괜찮다'고 말하며,이제 '중성'으로 살아도 무방하다는 식의결론을 내렸다.타인의 고통에 공.. 2026. 2. 17.
[건강18 ] 식욕이라는 ‘매력적인 개소리’를 이기는 팩트의 과학 식욕이라는 ‘매력적인 개소리’를 이기는 팩트의 과학 아침마다 신문을 펼치는 것이 두렵다는 사람들의 고백이 남의 일 같지 않다.식후의 평온함도 잠시, 화장실에서의 고군분투가 사흘에 한 번 꼴로 반복되다 보면 삶의 질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병원에서는 '특별한 질환이 없다'거나 '나이 들면 다 그렇다'는 무심한 진단을 내놓지만,당사자가 겪는 복부 팽만감과 식욕 저하, 그리고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얼굴의 작열감은 결코 가볍지 않은 실존적 고통이다. 1. 장(腸)도 늙는다는 서글픈 사실 고령화 시대, 변비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선 사회적 현상이 되었다.나이가 들면 장의 연동 운동 자체가 느려지고 대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길어진다.그 과정에서 변은 수분을 빼앗겨 돌처럼 딱딱해지고, 약해진 복근은 이를 밀어낼 힘조차 잃.. 2026. 2. 16.
[에세이14]배움의 커넥터로 사는 법 배움의 커넥터로 사는 법: 갱년기의 파고를 넘어 알곡 같은 지혜로평생 공부하는 시대다.그 흐름 속에서 나는 세대의 벽을 허물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지식을 전달하는 '눈높이 대화'의 강점을 발견했다.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이 능력이 이제는 사회복지사라는 직업과 맞물려,다양한 세대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나만의 단단한 뿌리가 되었다.특히 나는 나이 든 분들을 가르칠 때 마음이 더 잘 통한다는 소리를 듣곤 한다. 얼마 전 박물관에서 작은 글씨를 꼼꼼히 읽으시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았다.우리 자매는 엄마가 어린 시절 피난길 대신 학업을 이어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나누었다.하지만 차마 "엄마, 지금이라도 검정고시를 보세요"라고 쉽게 말하지는 못했다.공부란 스스로의 용기와 자기주도적 열망이 최고라지만,.. 2026. 2. 12.
[굿윌헌팅] 네 잘못이 아니야 1997년 개봉 당시에는 마음속에 가득했던 암울함(?) 때문에 온전히 수용하지 못했던 영화. 하지만 세월이 흘러 상담가가 된 지금, 다시 보니 이 영화는 전혀 다른 울림으로 다가온다. 네 잘못이 아니야(It's not your fault)"라는 숀 교수의 말은 이제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한 사람의 굳게 닫힌 문을 여는 열쇠임을 알게 되었다.어떤 것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영화의 메시지를 "그냥 좋다"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영화 속 숀 교수는 ‘윌’에게 책으로 배운 지식이 아닌, '직접 경험하는 삶'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내가 친구와 시스티나 성당에 가고 싶어 하는 마음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 같다. 미켈란젤로에 대해 묻는다면 넌 전기를 읊어대겠지만, 시스티.. 2026. 2. 7.
[성인지통계]AI여성 예산은 왜 ‘돌봄’에만 집중되어 있는가? https://gsis.kwdi.re.kr/gsis/kr/main.html 성인지통계 시스템KOR ENGgsis.kwdi.re.kr AI여성 예산은 왜 ‘돌봄’에만 집중되어 있는가? 그리고 기술 연계 정책은 왜 필요한가?여성 관련 예산은 전통적으로 돌봄, 모성, 가족친화, 경력단절 예방과 같은 영역에 집중되어 왔다. 이 영역은 매우 중요하지만, 정책 방향이 지나치게 돌봄에만 치우칠 경우 몇 가지 구조적 한계가 발생한다. 1. ‘돌봄 중심 여성예산’이 가진 구조적 한계 ① 여성 = 돌봄 담당자라는 역할 고착을 강화할 위험돌봄 중점 예산은 필연적으로 “여성의 주 역할은 가정·돌봄”이라는 기존 성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② 미래 노동시장의 중심은 기술인데, 여성은 진입 장벽이 높음AI·데이터·로봇·스마트 헬.. 2025. 11. 28.
[성평등]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보다 높아진 이유 2023년 노벨경제학상은 하버드대학교 교수인 ‘클라우디아 골딘(Claudia Goldin)’클라우디아 골딘교수는 노동시장의 젠더 불평등을 수십 년간에 걸쳐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여성의 소득과 노동시장 참여율 변화에 대한 원인을 밝혀낸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다. 클라우디아 골딘의 연구는 단순히 여성의 노동 참여율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넘어, 왜 여전히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가 존재하는지를 역사적 데이터를 통해 분석합니다. 그의 연구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골딘은 산업화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율이 역 'U자형' 곡선을 그렸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산업화 초기에는 농업 노동을 하던 여성이 공장 노동자로 유입되며 참여율이 상승했지만, 이후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하.. 2025.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