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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지키다-여성의 주체성과 시대의 한계 1. 역사의 그림자 속 ‘소수자의 시선’Jean-Baptiste Andrea의 『그녀를 지키다』는 예술가 Mimo와 귀족 Viola의 이야기를 통해“억압받는 존재의 존엄”을 노래한다.Mimo는 작은 몸집과 불우한 출신 탓에 늘 세상 가장자리에서 살아왔고,Viola는 전통과 가문의 굴레 속에서 여성으로서의 자유를 박탈당한다.이 둘이 만나는 순간, 작품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소수자의 연대로 확장된다.Mimo의 조각 ‘피에타(Pietà)’는 단지 아름다움의 상징이 아니다.그것은 세상이 외면한 존재들 – 여성, 빈민, 이방인 – 을 위해 만들어진 기억의 기념비다.예술은 여기서 위로이자 저항의 형태가 된다. 2. Viola의 자유, 여성의 구원 Viola가 원한 것은 평탄하고 무난한 삶이 아니다.그녀가.. 2025. 11. 9.
'그려내는 AI'는 끝났다, '예측하는 AI' 시대 JEPA란 무엇인가?JEPA는 “Joint Embedding Predictive Architecture”의 약자로,프랑스 출신 인공지능 학자 얀 르쿤(Yann LeCun)이 제안한 차세대 인공지능 학습 구조이다.우리말로 옮기면 “공동 임베딩 예측 구조”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10월 27일, 서울 용산에서 열린 AI 프론티어 국제 심포지엄 2025에서 세계적인 인공지능 석학 이자 메타(Meta)의 수석 과학자인 얀 르쿤(Yann LeCun) 은 “현재의 인공지능은 고양이만큼도 똑똑하지 않다. LLM은 단어의 통계적 확률을 계산할 뿐, 현실의 원리를 모른다. 이대로 가면 AI는 인간 수준의 사고에 도달하지 못한다.” 라며 그는 언어 대신 ‘세계의 변화를 예측하는 능력’, 즉 ‘JEPA’ 같은 새로운 AI.. 2025. 11. 8.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수행성으로 본 5060의 삶 “나는 어떤 젠더의 대본을 살아왔는가” —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수행성으로 본 5060의 삶1.젠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5060 세대에게 ‘성별’이란 단어는 익숙하면서도 낯설다.우리는 오랫동안 남자는 가족의 기둥, 여자는 헌신의 상징으로 배워왔다.그것이 “당연한 일”이라 믿으며 살아왔지만,주디스 버틀러의 말처럼, 젠더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면우리의 ‘당연함’도 사실은 사회가 써 준 대본을 연기한 것이 아니었을까?“우리는 여자가 되기 위해 여자의 행동을 하고,남자가 되기 위해 남자의 행동을 반복한다.그 반복이 우리를 ‘그런 사람’으로 만든다.”—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 버틀러의 이 문장은,우리가 살아온 세월 속에서 무심코 반복했던 ‘습관’과 ‘기대’.. 2025. 11. 8.
“돌봄”은 더 이상 여성의 몫이 아니다 5060세대의 돌봄과 젠더 역할 변화 — ‘누가 누구를 돌보는가’의 새로운 시대1. “돌봄”은 더 이상 여성의 몫이 아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돌봄’이라는 단어는 거의 자동적으로 ‘여성’을 떠올리게 했다.자녀 양육, 노부모 부양, 가족 간의 정서적 보살핌은당연히 아내나 어머니, 며느리의 역할로 여겨졌다.하지만 지금, 5060세대는 그 오래된 대본이 흔들리는 시대를 살고 있다.남성들도 부모의 요양을 책임지고,여성들도 경제활동을 이어가며“돌봄”과 “생산”의 경계가 뒤섞이는 세대 교차의 현장에 서 있다.이 변화는 단순히 역할 분담의 문제를 넘어,젠더 수행성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회적 전환이다. 2. 버틀러의 시선으로 본 ‘돌봄의 재해석’주디스 버틀러는 “젠더는 타고난 본성이 아니라, 사회가 기대하는 역할을 .. 2025. 11. 8.
궤도-"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경험” 궤도에서 본 인간 ― 사만다 하비의 『오빗(Orbit)』이 우리에게 묻는 것『Orbit』(2023)은 2024년 부커상 수상작으로, 단 하루 동안 국제우주정거장(ISS)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여섯 명의 우주비행사(미국·러시아·영국·이탈리아·일본 출신)는 하루 동안 지구를 16번 공전하며 해돋이와 해넘이를 반복해서 본다. 그러나 이 소설의 중심은 사건이 아니라, 고요한 사유의 움직임이다.하비는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경험”을 통해 인간, 시간, 존재, 관계, 고독을 새롭게 탐구한다.1. 멀리서 봐야 보이는 것들우리는 늘 바쁘게 살아가며, 발밑의 현실만을 본다.일과 관계, 자녀, 노후, 건강 걱정으로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간다.그러나 가끔은 조금 멀리서 나를 바라보는 거리가 필요하다.사만다 하비.. 2025. 11. 8.
노년기의 사랑은 여전히 중요한가 🌹 노년기의 사랑은 여전히 중요한가― 마사 누스바움의 『지혜롭게 나이 들기』를 중심으로“나이가 들어도 사랑은 여전히 우리를 인간답게 만든다.”— 마사 누스바움1. 사랑, 인간의 마지막 역량철학자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 은 『지혜롭게 나이 들기(Growing Wisely)』에서노년의 삶을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무엇을 여전히 할 수 있고, 어떤 존재로 남을 수 있는가”라고 말한다.그녀의 ‘역량(capability) 이론’에서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인간이 끝까지 유지해야 하는 핵심적 인간 능력이다.늙음이란 감정의 퇴색이 아니라, 감정의 확장이다.누스바움은 이렇게 말한다.“사랑이 끝나면 인간성의 일부가 사라진다.나이가 들어도 우리는 여전히 누군가를 사랑.. 2025. 11. 7.